매년 추석이 돌아오고, 제사상을 차리실 때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지, 어떤 음식을 어떤 배치로 해야 하는지 헷갈리곤 합니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개수도 많아 늘 헷갈리기 일쑤인데요. 오늘 이 글에서는 올바른 차례상 차리는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석 차례상 주의사항
추석 차례상을 올릴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1. 털이 있는 과일은 올리면 안 됩니다.
복숭아 같이 털이 있는 과일들은 예로부터 귀신을 쫓는 굿을 할 때 사용되던 과일들입니다. 그러니 조상님을 모시는 차례상을 차릴 때에는, 조상님께서 무사히 집 안에 들어오실 수 있도록 털이 없는 과일들을 사용해야 합니다. 털이 있는 과일들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2. '치'로 끝나는 생선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선 음식을 올릴 때 갈치, 넙치, 참치, 꽁치와 같이 '치'자로 끝나는 생선들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생선 중 '치'자가 들어간 생선들은 대부분 비린내가 나 예로부터 천하게 여겨져 왔던 생선들이기 때문에, 제사상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치' 자가 들어가는 생선들 대신, 흰 살 생선들을 차례상에 올려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비린내가 덜한 조기, 전어 등의 생선을 올리는 게 좋습니다.
3. 양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차례상을 차릴 때에는 기본적으로 고춧가루나 마늘과 같이 양념이 들어가지 않도록 음식을 해야 합니다.
4. 떡은 붉은 팥이 아닌 흰 고물을 씁니다.
붉은 팥은 예로부터 잡귀를 물리치는 음식으로 사용해왔습니다. 따라서 털이 있는 과일과 마찬가지로 차례상에 올려서는 안 되는 음식입니다. 차례상에는 주로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사용합니다.
5. 차례상의 모든 음식은 홀수로 올립니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홀수는 양의 기운을 가진 길한 숫자로 여겨집니다. 추석 차례상 차림에는 모든 음식을 홀수로 놓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순서
1) 분향강신
영혼의 강림을 청하는 의식입니다. 제주가 신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향로에 향을 피웁니다. 이는 하늘에 계신 신께 제사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집사가 제주에게 잔을 건네주고 술을 조금 따라주면, 제주는 이 잔을 향 위에서 3번 돌립니다. 그 후, 모사 그릇에 세 번 나눠 부어야 하는데, 이 때 술을 나눠붓는 것은 땅 아래 신에게 알리기 위함입니다.
제주가 빈 잔을 집사에게 돌려주고, 절을 2번 합니다. 집사는 빈 잔을 제자리에 놓습니다.
2) 참신
모든 사람이 신위를 향해 2번 절을 합니다.
3) 초헌, 독축, 아헌, 종헌
고인에게 첫 술잔을 올립니다. 채워진 술잔을 두 손으로 받든 채, 향 위를 거쳐 밥과 국 사이 앞에 놓습니다. 잔을 올린 뒤 두 번 절을 합니다.
그 뒤 제주가 축문을 두 번 읽고 절을 합니다.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은 모두 꿇어앉은 상태로 머리를 살짝 숙이고, 경건한 마음으로 듣습니다.
축문을 다 읽으면 두 번째 술잔을 올리고, 4번 절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술잔을 올린 뒤 2번 절합니다.
4) 삽시
많이 드시라고 비는 의미로 숟가락을 밥이나 떡국, 송편에 꽂아두고 젓가락은 적이나 편에 올려놓습니다. 그 후 잠시 고개숙여 묵념합니다.
5) 사신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입니다. 수저를 치우고, 잘 가시라는 의미로 모두가 2번 절합니다.
7) 철상, 음복
제사가 끝나고 가족들이 시식을 하는 시간입니다. 차례 음식을 내리고, 차례상에 올렸던 음식을 나눠먹으며 조상의 덕을 기립니다.
추석 차례상 상차림 방법
차례상은 조상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가장 위쪽 중앙에 놓고, 그 아래로 1열~5열까지 나열합니다.
차례상 1열 : 밥(메), 국(갱), 시접(수저를 담은 대접), 잔반(술잔과 받침대)
산 사람의 상차림과는 반대로, 밥은 서쪽에, 국은 동쪽에 놓습니다. 술잔은 밥과 국 사이에 놓습니다.
송편과 함께 밥을 올리는 경우, 밥과 술잔은 왼쪽에, 국과 송편은 오른쪽에 놓습니다.
이것은 생자와 망자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니다.
차례상 2열: 주 요리, 적과 전(생선과 고기)
어적(생선), 육적(고기), 소적(두부 또는 채소류)를 올립니다.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놓으며, 생선을 놓을 때에는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놓아야 합니다.
차례상 3열: 부요리, 탕
육탕(고기)과 어탕(생선), 소탕(두부와 채소류) 3가지 종류의 탕을 올립니다. 탕의 개수는 홀수로 올려야 합니다.
탕은 조상들이 먹기 편하도록 건더기만 떠서 놓습니다.
차례상 4열: 밑반찬류, 포, 나물, 식혜
가장 좌측에는 북어, 대구, 문어 등의 포를 놓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삼색나물, 즉 3가지 색상의 나물을 놓고, 가장 우측에 식혜를 놓습니다.
이 때 삼색나물은 검은색, 흰색, 푸른색의 3가지 색상 나물을 뜻합니다.
각각 검은색은 줄기나물을, 흰 색은 뿌리 나물(도라지나 무나물)을, 마지막으로 푸른색은 잎으로 시금치나 미나리를 놓습니다. 여기에서의 뿌리는 조상을, 줄기는 부모님은, 잎은 본인을 상징합니다.
차례상 5열: 과일과 약과, 강정
과일은 홀수로 올려야 하고, 과일을 제기에 올릴 땐 위 아래부분만 깎은 뒤 진열합니다.
조(대추), 율(밤), 이(배), 시(곶감) 순으로 진열한 뒤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습니다.
매번 돌아오는 추석 때마다 상차림은 어렵지만 가족들끼리 모여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모두들 풍성한 한가위가 되시길 바랍니다.